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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글마당] 외할머니의 장수사진 2016-12-08

 

 

몇일 전 친정엄마의 심부름으로 참 오랜만에 외갓집에 다녀왔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일년에 몇번씩 외할머니를 뵙고 왔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나서는 외갓집에 가는 것은 물론 안부전화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외할머니는 오랜만에 막내 외손녀 내외가 온다는 소식에 준비를 많이 해 놓으셨는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음식을 한 가득 차려 놓으셨습니다. 그렇게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하셨지만 정작 치매로 음식 간이 하나도 맞지 않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남편은 간이 하나도 맞지 않은 걸 알면서도 외할머니의 기분을 좋게 해드리려고 밥 두공기를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그런 남편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오랜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벽에 걸린 사진을 봤습니다. 외할머니께 무슨 사진인지 여쭤봤습니다.

“뭐긴 뭐고. 내 죽으면 쓸 장수사진 아니가?”

외할머니의 말씀에 결국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꼭 사진처럼 저렇게 환하게 웃으시면서, 아무 걱정 없이 돌아가셔야 해요!”

나는 외할머니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은 많은 농사일에 우리 4남매 키우는 걸 힘들어하셨습니다. 그런 엄마를 대신해 외할머니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저를 키워주셨습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도 방학때면 항상 외갓집에서 살았습니다.

외할머니는 빠듯한 살림에서도 늘 장날이 되면 제가 좋아하는 인형과 옷을 사주시는 그런 자상한 할머니셨습니다.

외할머니, 꼭 장수사진 속에서처럼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만 뵙고 싶어요. 치매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자식들 걱정은 그만 놓으세요. 앞으로는 자주자주 찾아뵐게요.

살아 생전에 더 많이 찾아뵙고 더 많이 연락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할머니!

 

<최☆순, 0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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